크롬5 비트겐슈타인 만들기 Making Theatre Wittgenstein 형빈과 데빈은 쌀쌀한 날씨의 존 에프 케네디 공항에서 어색한 악수를 나누었다. 그 순간이 우리 3인조가 처음으로 한 공간에 모인 순간이었다. 한 쪽은 조또 열씨미 공부해 들어간 대학을 팽개치고 난생 처음 이국 땅에 도착한 동안의 키보디스트, 한 쪽은 걸음마도 시작하기 전에 이민가 양넘들 속에 섞여 지옥 같은 미국의 록 필드를 전전 해 온 방랑의 기타리스트.(어때 영화 장면 같아?) 게다가 우리의 작업을 뒷바라지 할 제 4의 사나이 김 남훈..레코딩 엔지니어 출신으로 연극 배우, 프로그래머, 클럽 매니저 등을 전전 해 온 '멀티플 매니저' 스튜디오로 사용하게 될 집을 좀 더 싼 값에 구하기 위해 이 사내가 조뺑이 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느긋하게 세 사람의 .. 2020. 6. 5. 무한궤도 4편 크리스마스를 가족들과 보내고 멤버들은 현찬의 집 지하실에 다시 모였다. 전원 탈진에다 쾡하니 맛이 간 얼굴, 꿈인지 현실인지를 분간하지 못하는 골 때리는 상태에서 우린 그냥 얼굴을 마주 보며 낄낄 댔다. 그리고 잠시 동안의 회의에서 팀의 방향은 이제 명확히 결정되었다. 원래는, 대학가요제를 마지막으로 나를 제외한 멤버들은 음악을 그만두기로 했던 것인데, 언감생심이라고 그랑프리를 탄 이상 아마도 앨범을 제작하는데 무리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최소한 밴드를 만든 이상 앨범을 하나 남겨야 하지 않겠냐..하는 것이 중론이었다. 나 역시 고생고생 해온 멤버들과 어떻게든 레코드를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것이 대학 가요제 보다 우선하는 목표였고 당연히 뛸 듯이 기뻤다. 자신들의 인생에서 프로페셔널로 또 전업 작가로의 .. 2020. 6. 3. 무한궤도 3편 당일 날 리허설, 나는 MBC엔지니어들이 포진한 콘솔로 가서 내가 원하는 사운드를 좌~악 브리핑한 후 몇 개의 페이더를 내 맘대로 조정해 놓고 휭하니 밴드 스테이지로 돌아왔는데, 건방지다고 갈굼 살벌하게 당했다. 당시 무대 배치는 체육관 센터에 거대한 메인 스테이지가 있고 그 한가운데에서 솔로 가수들이 고목나무에 붙은 모기 폼으로 노래를 하고, 밴드 스테이지는 메인 스테이지의 20분의 1사이즈로 한 쪽에 찌그러져 있었는데 드럼 셋트와 엠프 사이에서 설 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다. 게다가, 솔로들의 마이크는 듣도 보도 못한 고급품인데 비해 밴드 싱어의 마이크는 이럴 수가…3만원짜리 오디오 테크니카가 아닌가…(지금 가정용 오디오 마이크가 그거보단 낫다.) 한술 더 떠, 무대위에 모니터 시스템이 용량이 너무 적.. 2020. 6. 3. 무한궤도 2편 무대 위에서 몇번의 경험을 쌓고 나자 전맴버들은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표정에 '후까시'가 살벌하게 잡히기 시작한거다. 무대위에서 절대 웃지 않으며 마치 나 공연 오천번 해바써..싸인도 좀 해줘써.. 머 이런 표정 이었는데, 사실 공연이 끝나면 다른 팀 순서에서 대기실에 안있고 공연히 공연장 입구를 왔다갔다 하면서 싸인해달라는 사람 없나..돌아 다니다가 그날밤 연습실에서 쿠하하…난 싸인 세장 해줬다..웃기지마..바부팅이야~! 난 다섯장 해줬다~!!! 하고 추태를 부리는게 당시 우리의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팀 한편에 어두운 그림자도 적지 않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설정한 방향, 간단하게 말해서 여러 프로그래시브 밴드들과 팝이 겹치는 영역에서 우리가 활동할 공간은 오버에도 언더에도 없더라는 것이었다.. 2020. 6. 3. 이전 1 2 다음